학교폭력을 바라보며... 

         김정렬 (본지 논설위원)

    요즘 온 나라가 학교폭력으로 시끄럽다. 고위공직자 임명과정에서 자녀가 고교시절에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후보자는 망신을 당한 후에 자진사퇴 하였다. 

    유명대학에 합격한 아들도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야할 운명에 놓였다. 

    또, 8년 전 서울의 강남에 소재한 학교에 다니 던 여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목숨을 버렸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법적소송 대리인인 변호사의 불성실로 인하여 피해자의 부모는 소송에서 패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송 비용전체를 물어주어야 할 처지에 놓이기 까지 했다고 한다. 

    고위공직후보자나 소송대리 변호사나 소탐대실(小貪大失 )로 큰 상처를 입게 됨은 물론, 사회로부터 온갖 비난을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가해자나 피해자나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는 꼴이다. 

    조나단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소설  걸리버 여행기(Gulliver’s Travel)에 나오는 이야기도 아닌데, 공정과 상식을 외치는 민주국가에서 약육강식의 동물세계원리가 작동되고 되고 있으니......... 빈부차이가 심해지고 이념논쟁으로 반목과 갈등이 극단을 치닫고 있는 사회적 부조화가 학교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사회는 연못이고 학교와 학생은 그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이다. 물이 깨끗하고 먹이가 충분하면 물고기들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하지만, 물이 오염되거나 먹이가 부족하면  물고기가 죽거나  살아도 기형이 된다. 

    사회의 체질개선이 없이는 건전한 면학분위기 조성도 어렵게 될 것이다. 

    가정환경도 다르고 발육과정도 차이가 나며, 경쟁이 심화되는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피가 끓는 청춘들이 함께 생활하다보면 서열경쟁과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갈등과 다툼을 잘 조절하면 선의의 경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지만, 방치하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자녀수가 적어 가정에서 황태자(?)대우를 받고 자라온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배려를 가르치기에는 힘이 들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의 생활지도는 학습지도만큼 중요한 영역이다. 

    따라서 학교폭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학교에서는 나름대로 상벌규정에 제정하여 학생들을 지도하였다. 

    생활지도상의 사안이 발생하면 선도위원회를 열어 문제 학생을 규정에 따라 지도를 하였다. 

    하지만, 학교폭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에는 학교에는 선도위원회 대신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조직운영 되었다. 

    학교장은 조직과 운영에서 배제되어 위원회로 부터 결과를 통보받는 처지가 되었다. 다행히도 2020년 3월1일 부터는 학교단위에서 운영되던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각 교육지원청이 대신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하여 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물리적인 힘이나 법률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성교육과 창의성교육이 조화롭게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인성은 좋으나 창의성이 부족한 사람은 쓸모가 없고, 창의성은 좋으나 인성이 좋지 못한 사람은 위험하다.” 는 어느 현인의 충고를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법적인 조치나 물리적인 행사는 생활지도의 최종단계이다. 교사는 주기적으로 교우관계를 조사하고 관찰과 상담을 통해서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지도해야한다. 

   학부모들도 사안이 발생하면 자녀의 일방적인 주장에 동조하지 말고 담임교사와 상담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노란 개나리꽃과 함께 새로운 학년이 찾아왔다. 아름다운 봄과 함께 건전하고 평화로운 학교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