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   

     김정렬(본지논설위원/시민감사관) 

    본지 보도(2023.5.11)에 의하면 집행기구인 연수구와 의결기구인 연수구의회가 1차 추경안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고 한다. 

    주민들이 부여한 의회의 권한을 무시하고 본회의장에 구청장은 물론 관계 공무원들까지 출석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집행부인 구청과 의결기구인 의회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다. 

    서로 실체를 인정하고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기우뚱거려 지역발전과 주민복지 향상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가 없다.   

   추경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시기도 중요하다. 수입과 지출내용이 바뀔 때마다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예산편성권을 주장하거나 무작정 의회가 집행부에서 올린 안건을 무시하여서는 안 된다. 

   대신에 자주 의사소통을 하고 타협과 절충을 통하여 구정을 동반자적 입장에서 원만하게 운영 하여야 한다. 

   집행부 임의로 전용(轉用)하여 사용할 수 있는 행정예산과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쳐서 이용(移用))할 수 있는 입법예산을 잘 구별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하여야 한다. 

   민주주의는 절차가 복잡하여 공직자나 국민을 때로는 피곤하게 만든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함께 살다보니 여러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면서도 상생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  

   다수이라고 해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여서도 안 되고 소수라고해서 무작정 반대를 해도 안 될 것이다. 

   또 복잡한 입법적 절차가 싫다고 하여 시행령이나 규칙만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을 해서도 안 된다. 

   신중함이 결여된 강력한 추진력은 때로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목표를 빗나가거나 잘못 사용되면 큰 불행을 초래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아는 길도 물어가고 돌다리도 두드리고 가라’는 속담이 왜 있을까. 

   우리고장 연수구는 많은 외국인들과 함께 살고 있는 국제도시이다. 

   인천국제공항이 가까이 있고 국제여객항터미널이 있다. 

   유엔산하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등 국제기구가 14곳이 있고, 한국뉴욕주립대와 인천대등 국내외 유명대학이 10곳이 있다. 

   세계최대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있으며, 그곳에서 일을 하는 우수인력도 6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또 지난 6월5일에는 재외동포청이 개청되어 750만 명의 해외동포를 지원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따라서 연수구도 이제는 국제도시답게 더욱 선진화되어야한다. 

   구청이나 의회가 자존심이나 영역수호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일이 잘못되면 남의 탓만 하려들지 말고 내 탓으로 여기며 고쳐 나가야한다. 

   또 날로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도 해야한다. 

   현안(PENDING ISSUE)인 급격한 출산율저하와 노동력 부족 등의 문제의 해결방안도 찾아야할 것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제도 도입이 발의되어 국회에 계류 중이고, 힘들고, 위험하고, 더러운 3D업종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의 체류기간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건설현장인력의 70%, 국내주요 조선소의 20%, 농촌 수학기의 90%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들이며, 110곳이 넘는 나라에서 20만 명이 넘게 한국인으로 귀화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고 우리들의 그들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다. 

   세상에는 못난 사람도 잘난 사람도 없다. 

   단지 다른 사람만 있을 뿐이다. 이런 보편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정치인들도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우물 밖의 넓은 세상도 바라보는 혜안을 지녀야한다.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