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로부터 배운다. 

 김정렬(본지논설위원) 

    ‘책임’이라는 단어는 영어로 'responsibility' 이다. 이는 ‘응답을 하다 또는 대답을 하다’라는 의미의 'respond'라는 동사에서 유래되었다. 

    즉, 대답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사랑합니까?, 도와주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예”라고 대답을 했으면, 틀림없이 사랑도 해주어야하고 도와도 주어야한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을 만나면 농담으로 이 말을 전한다. 그리고 배우자를 고를 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말을 하기 도 한다.  

   일생을 함께할 동반자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좋은 학교 나오고 돈이 많고 잘 생겨도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인간은 약속을 할 수 있는 동물이다“라고 했다. 약속을 한다는 것은 자기가 한말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다. 책임을 지는 것은 신용을 지키는 것이다. 신용을 지킨다는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

   하지만,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면 짜증이 난다. 일부 고위공직자들이나 정치인들은 겉은 그럴듯한데 속은 텅 빈 강정 같기 때문이다. ‘말 따 행 따 ’이다. 말로는 민생을 강조하면서 행동은 민생은 외면하고 자기중심적이다. 하기야, 배부른 사람이 배고픈 사람들의 어려움을 알 수 있을까.  

   또, 국민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일부 연예인들이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겉은 화려하고 멀쩡한데 속은 썩어있다. 마약오염국의 선봉자들이다.  

   이럴 때 우리들에게 위안을 주는 스승들이 있다. 바로 유치원생들이다. 그들은 만날 때마다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는데도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치면 달려와서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차를 탈 때에도 줄을 선다. 점심시간에 밥을 먹을 때도 늘 질서가 있다.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 

   선생님과의 약속을 잘 지킨다.  밥을 먹고 나서 다른 친구들이 다 먹을 때까지 밖에서 기다려준다. 휴지를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형들이 밥을 먹은 후에 입을 닦고 버린 휴지를 주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어제의 행동과 오늘의 행동이 똑 같다. 너무 귀엽고 예쁘다. 천사들과 같은 아이들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선해진다. 

   이런 모습 때문에 영국의 계관시인 William Wordsworth는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child is the father of a man)'이라고 했을 것이다.

   우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약속을 잘 지키고 항상 올바른 언행을할 수는 없다. 때로는 잘못 생각하고 잘못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신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 닳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국가나 지역사회에 영향력이 큰 지도자일수록 쓴 소리를 잘하는 조력자들을 곁에 두어야 한다. “어리석은 자에게는 충고를 하지마라, 도리어 화를 입는다. 현명한 자에게만 충고를 하라”는 말을 새겨 들어야한다. 

    믿음과 희망이 충만한 책임질 줄 아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아이들에게 그런 세상을 물려주어야하지 않을까. 

  내년에 있을 총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세상이 시끄럽다. 권모술수와 비방이 난무하고 선심성 공약이 국가와 지역사회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지망생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소중한 지도자가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좋은 지도자가 되는 것이 더 소중한 일이다.”라는 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