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잔인한 달  

김정렬 (본지논설위원/전) 연성중교장)

    4년마다 열리는 국회의원 선거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치열한 경선(neck and neck battle)을 거쳐 후보자가 된 분들께는 축하의 말을 드리고, 열심히 노력을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후보자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희망자는 많으니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그 동안 공천과정을 보면서 ‘영원한 동지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에게 이익을 주면 좋은 사람이고 자신에게 손해를 주면 나쁜 사람이다. 

   또한, 자신이 후보자로 선정 되면 올바른 공천이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사천이라는 관념이 여전히 정치권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잔인한 3월은 이제부터 시작이 될 것 같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중상과 모략이 난무하여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아름답지 못한 말을 퍼트리고, 많이 가진 사람들이 서민 코스프레를 하면서 얼마나 약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려는지 ……. 

   나라가 두 동강 난 것도 서러운데, 국론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부정하고 저주하며 얼마나  더 우리 사회를 혼탁하게 만들지 ……. 포용과 상생의 정치가 실종이 되면 선거가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닐 것이다. 

   국민들은 선거결과를 인정하려들지 않고 편을 갈라 길거리로 나서는 불행한 사태가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합리적이고 현명한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 대의정치를 살려야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유형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남의 주장이나 가치관도 좋다고 여겨지면 수용하여 좋은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타협적인 인간형이다. 

   이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남의 주장이나 가치관을 받아들여 완성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하는 이상적인 인간으로, 우리가 바라는 지도자형일 것 이다.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나의 주장이나 가치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는 인간형이다. 

   자신은 늘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항상 미완성 상태로 살아간다. 때로는  ‘내로남불’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타협이나 표용이 없는 우리 정치권의 모습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경제가 더한층 도약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도 발전해야한다. ‘경제는 선진국인데 정치는 후진국이다.’라는 냉소적인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를 잘 해야 할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타협을 할 줄 아는 능력 있는 지도자를 뽑아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의 요구는 저버리고 당리당략에 매몰되는 ‘기계의 부품 노릇’을 하는 국회의원을 뽑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들을 편 가르고, 잘된 일은 자신의 공이고 잘못된 일은 남의 탓으로 돌리고, 남의 말은 잘 듣지 않는 사람은 정치권에서 배제되어야할 것이다. 

   중요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보다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선량이 되어야할 것이다. 

   ‘자존심’보다는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우리의 지도자가 되어야할 것이다. 남의 뺨을 때리기는 것을 즐기기 보다는 오른 뺨을 맞으면 왼뺨도 내놓을 줄 아는 통 큰 정치인들이 많아져야할 것이다. 

   만물이 약동하는 새봄이 왔다. 노란 개나리꽃과 분홍빛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이는 아마도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사람만이 느끼는 아름다움 일 것이다.  

   희망과 도약의 계절이 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과정을 거쳐 좋은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야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들은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하고 유권자들은 좋은 혜안을 지녀야 한다. 

   부디. 선동과 가짜뉴스, 중상과 모략이 판치는 잔인한 3월이 되지 않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