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해도 너무 한다 

-의료사태를 보면서-  

김정렬 (전)연성중 교장

   의과대학 정원 문제로 의사단체와 정부가 한 치의 양보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의사숫자가 모자라 매년 2000명을 증원하여야 한다고 하고, 의료계는 현재정원도 부족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정부 측에서는 의사단체에 “집단행동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주시기 바란다.” 면서 과학적 근거와 합리적 논리에 기반을 둔 의사단체들의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 타협안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의 50~100% 내에서 대학별 자율 모집을 허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의료계는 단 한 명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의대 교수들이 사직까지 하면서 환자는 물론 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 

   의사의 부족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진즉부터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하게 해결해왔어야 했다. 

   그런대도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심각성은 알면서도 폭탄 돌리기를 해왔다. 

   이는 보수 책임도 아니고 진보 책임도 아니다. 확실한 것은 국민대다수가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사실, 의사수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지만 심각한 것은 쏠림현상이다. 힘들기만 하고 돈이 안 되는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은 부족하고 성형외과 피부과와 같은 인기 있는 분야는 차고 넘친다. 

   또, 수도권은 넘쳐나고 농어촌은 의사수가 부족한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따라서 의사수의 증원 못지않게 쏠림 현상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부러움과 존경의 대상이다. 공부를 많이 하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하여 국민들로 부터 존경을 받는 것은 아닐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고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파수꾼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지키고 있는 군인들도 마찬가지 이다. 국민들로 부터 사랑을 받는 이유는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도 보수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근무여건도 좋지 않다고 하여 근무지를 집단으로 이탈하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국방정책과 마찬가지로 의료정책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 

   따라서 정부에서도 밀어붙이기보다는 합리적인 안을 제시해야하며 설득력 있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  

처절한 하소연이나 투쟁구호가 나오기 전에 상호간에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여 응급환자가 죽어나가고 암환자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등 의료행정의 공백상태에 이르러서야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니…….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은 얼마나 탈까. 부디 자기주장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하여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아 주기 바란다. 

   우리사회를 더 이상 불안하게 만들지 말아야한다.   물론, 대화와 타협에는 상대방이 있어야한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서는 대화도 타협도 있을 수 없다. 

   상대방이 다소 부족하고 서운함이 있더라도 서로 공익을 앞세워 의견접근을 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이를 위해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하는 정치인, 사회지도자, 학자, 종교인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들을 교육하고 각 분야에 알맞게 인력을 배치하는 의미에서 교육부도 교육인적자원부로 바꾸면 어떨까. 

   또, 행정가나 의료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에는 ‘타협과 양보’라는 교과목도 개설하여야할 것 같다. 정부 관료들이나 의료인들! 해도 해도 너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