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을 생각한다.     

김정렬 (본지논설위원/전)연성중교장)

   비나 눈이 오는 날도 아닌데도 등하교 시간이 되면 학교주변이 승용차들로 복잡해진다. 

안전하고 편안하게 자녀들을 등하교시켜주기 위한 학부모들의 배려 때문이다. 

특히, 입학식이나 졸업식 같이 학교에 큰 행사가 있으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하여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 살면 걸어서 등하교를 하도록 안내를 하지만….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나무랄 수가 있겠는가. 

   저 출산 현상으로 자녀수가 가정마다 한 두 명뿐이다. 1가정 1자녀 갖기 정책을 폈던 중국에서는 이런 자녀를 ‘소황제(小皇帝)’라고 불렸다. 

우리나라에서도 ‘황제’ 정도는 아니어도 ‘왕’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자녀수가 적다보니 자식들이 더욱 소중하여 가정에선 상전 취급을 받는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독점하고 대접만 받다보니 남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 앞세운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모르니 ‘외톨이 증후군’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이를 적절하게 지도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들과 같은 전문가들에 의하여 연구 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할 때 염려스러운 면이 있다.  

   학교가 학생들을 잘 지도하여 교과 성적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닌 것 같다.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이 학교가 할 일이며 학력이 좋지 못한 학교는 바람직한 학교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공부만 잘 하면 행복한 미래가 보장될까.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질을 높여서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다. 

자신만 알고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여 판단하고 행동한다면 개개인은 물론 이 사회의 행복한 미래는 결코 보장 될 수 없을 것이다. 

사회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면서 상생하려는 노력 없이는 좋은 사회를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창의성 교육 못지않게 인성 교육이 중요하다. 

인성 교육이란 인간다움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따뜻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남을 배려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학과공부만 잘하여 좋은 학교에 가는 길만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은 아니다. 공부만 잘해서 좋은 정치인이나 좋은 지도자가 될 수는 없다. 

공부만 잘해서 좋은 법조인이나 의사가 될 수 도 없다. 

세계에서 박사가 가장 많다는 우리국회도, 수재(秀才)들로 이루어진 법조계와 의료계도, 국민들로 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는지……  ‘창의성은 좋으나 인성이 좋지 않으면 위험하고 인성은 좋으나 창의성이 없으면 쓸모가 없다.’는 충고와 ‘소중한 사람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더욱 소중하다.’ 는 옛 성현들의 말씀에 귀 기울려야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1등을 해야 하는 1등주의가 교육이란 이름으로 강요되고 있고, 과정보다 결과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 현실은 대다수 사람들을 낙오자 그룹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결과 보다는 과정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꿈을 향해 멀리 바라보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길러내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