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과 목표가 있어야지요.  

김정렬 (본지논설위원)

   가끔 교직원들이나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질문을 한다. 

   영어로 물어보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수학문제도 아니다. 그런데도 시원한 대답을 듣는 경우가 드물다. 

   가정, 지역사회, 구청, 교무실, 그리고 교실과 복도 등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있는 공간에서 늘 접하는 문구들이다. 

   ‘가훈, 사훈, 교훈, 급훈 ,구정목표, 교육지표, 학교특색사업, 노력중점’ 등과 같은 것들이다. 질문을 받으면  ’그런 것을 알아서 무엇을 하겠느냐, 그것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것이냐.  

   별 시시 컬컬한 것을 다 물어 본다. ‘는 식의 반응을 보일 때가 있다. 정말 몰라도 되는, 자신과는 관계없는 것들 일까. 살아가면서 꼭 알아둘 필요가 없는 것인데도 잘 보이는 곳에 게시를 해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개인도 인생관이나 목표가 있는데, 다양한 이질적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생활하는데 자기가 소속되어 있는 공동체의 목표나 활동방향을 몰라도 되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일은 능력과 속도만으로는 이루어 낼 수 없을 것이다. 뜨거운 가슴만으로는 이루어낼 수 없다. 

   나아갈 방향이 분명해야한다. 목표가 없으면 구성원 각자가 힘을 한곳으로 모을 수 없다. 

   그 결과 활동이나 내용이 표류하거나 원하지 않는 쪽으로 가버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을 것이다. 

   가훈(家訓)이나 사훈(社訓)은 가장(家長)이나 사장(社長)만이 알고 있어야할 목표는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알고 있어야할 약속이며 일종의 계약일 것이다. 추구해야할 목표가 최고경영자의 일방적 강요나 독단적인 사고에 의하여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구성원 모두가 이를 존중하고 실천하려고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런 노력은 뒤따르지 않고, 그저 잘 보이는 장소를 골라 예쁜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어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대통령의 집무실 책상머리에 “최종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패가 보인다. 

   미국의 해리 S.트루먼 대통령이 자신의 책상위에 이 말을 적어 놓고 사용하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준 선물이라고 한다. 글씨도 돋보이고 국가의 최고 책임자의 결의도 엿보여 믿음직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실천이 얼마나 뒤따랐는지....... 혹시라도 책임과 고통은 부하들이 지고 영예는 대통령이 누리지는 않았는지…….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를 계기로 ‘직무적인 예우보다 의전적인 예우’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 않은지를 성찰해보면 어떨까.  

   국정지표, 구정지표 ,교육지표 그리고 사훈이나 가훈 등은 매우중요하다. 지도자의 철학은 물론이고 직원들이나 구민들의 기대와 소망이 담겨져야 한다. 

   따라서 전시용이 아니고 실천용으로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견수렴과 집단사고를 통하여 만들어 져야 할 것이다.  

   또, 경영자와 구성원간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실행으로 옮겨질 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훈. 교훈, 사훈 ,그리고 각종지표 등을 살펴보며 보다 더 행복한 한해를 설계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