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존중받는 사회 

김정렬 (본지논설위원)

    요즘 우리사회는 주먹과 선동은 가까이에 있고 법은 멀리 있는 것 같다. 

    연일 대통령탄핵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국회나 법원 그리고 대통령관저 주변에서 전투적인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때로는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하고 공공기관을 침입하여 파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운동선수를 응원하는 것도 아니고 약육강식의 논리가 지배하는 동물왕국을 보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워서 이겨야하는 전쟁을 하는 것도 아니다. 

    행정부나 입법부 그리고 사법부가 제 기능을 못하도록 일종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부끄러운 전쟁놀이를 언제까지 하려는지........  

    조금 더 우리사회가 냉정해질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에는 국민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는 지식인이나 종교인들은 없는 것일까. 

    혹시라도 너무 똑똑한 사람들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는 것일까. 사회가 분열되고 파괴되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무정부상태인가. 

    경제와 민주발전에 도움이 되는 행위일까. 이는 아마도 겸손과 양보와 타협이 없는 사회구조와 승자독식문화의 소산일 것이다. 

    또, 우리 편은 항상 정의롭고 상대편은 항상 불의하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파멸시켜야한다는 그릇된 논리 때문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이 힘이 없는 사람을 배려하고, 키 큰 사람이 키 작은 사람을 포용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힘이 없는 사람이 힘이 있는 사람을 배려하거나 포용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키 작은 사람이 키 큰 사람을 업어줄 수 있겠는가. 

    못 배운 사람이 잘 배운 사람을 가르치고 깨우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사실, 남을 배려하고 포용하는 것은 남을 위한 것 같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배려와 포용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게 하고 추종하도록 하여 나를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남을 증오하는 감정이 얼굴의 주름살이 된다.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감정이 얼굴을 추하게 만든다. 감정은 늘 신체에 대하여 반사운동을 일으킨다. 

    사랑의 감정은 신체 내에 조화된 따스한 빛이 흐르게 한다. 

    이와 반대로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감정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동시에 맥박을 급하게 하며 위장의 운동이 정지되어 음식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먹은 음식은 부패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배려와 사랑은 무엇보다도 좋은 것이다.” 데카르트의 충고이다. 

    오늘도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 증오를 부추기지 말고 나라와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면 어떨까. 

    선과 악은 선동이나 폭력이 가르는 것이 아니다. 또, 미운 사람이든 좋은 사람이든 더블어함께 살아야하는 소중한 이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도 “원수를 사랑하라, 오른 뺨을 때리면 왼뺨도 내놓아라.”하는 말씀을 하지 않았는가. 

    섬김과 배려가 없는 사회, 법과 질서가 무시되는 사회, 내 탓은 없고 남의 탓만 있는 사회........ 

    주먹이나 선동은 사라지고 법은 우리 가까이에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