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본지 논설위원, 전 송도고 교감)

요즘 들어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간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저게 정말 되겠어.’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보았던 오래 전 ,일본영화의 한 장면이 이제는 현실의 일로 등장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자동차도, 시리(Siri)와 같은 개인비서의 등장도 이제는 낯설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근래에는 인간과 대화하는 인공지능 서비스(챗 GPT)까지 등장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기도 하다.

며칠 후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주요 교원단체들이 설문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었는데,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고 한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어느 정도 감안한다 하더라도 과거와 비교해서 그 차이가 많이 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 학생들의 희망 직업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에 대한 선호도가 이제는 형편없이 낮다. 내신 6,7등급이면 합격선이라 한다. 

아마 일선 현장에서의 근무중인 교사들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젊은 시절에는 '사랑의 매'라고 해서 가끔 체벌도 했고, 또한 부모가 먼저 나서서 "우리 애 좀 잘 부탁드릴께요. 잘못된 길로 가려고 하면 제발 때려서라도 올바른 길로 인도해주세요." 라고 했을 만큼 교사는 부모들의 전적인 신뢰를 얻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교육 현실은 그런 것들과는 아주 거리가 먼 듯하다. 

교사가 학생들을 훈육하기 위해 체벌을 가하거나 심한 말로 다그치게 되면 그들의 부모나 학생들의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기도 한다. 

교사들은 그저 신고나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다.그만큼 교사의 위상이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해버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쩌다가 우리 나라의 교권이 이렇게까지 추락해버렸는지 모를 일이다.벌써 교단을 떠난 지 벌써 수년이 흘렀다. 

처음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던 그 남모를 설렘도 이제는 아주 먼 나라의 일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삼십 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나도 느낀 거지만,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훈육하는 일은 생각처럼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만 진심은 어디서든 통하는 법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것들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는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잊지 않고 한번씩 나를 찾아와주는 제자들이 있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 세대들의 결혼 적령기는 점점 늦어지고 있고 출산율 또한 낮아지고 있다. 

이제는 아예 아이를 낳지 않고 살겠다는 딩크족이나 비혼주의를 고집하는 젊은 세대들도 많다. 

그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의미다.그렇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힘쓰는 참된 교사들이 세상에는 더 많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게 “다시 태어나도 선생님으로 사실 건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 말에 "평생 국어를 가르치며 교사로 살다가 지금은 퇴직을 했지만, 여전히 나는 다시 태어나도 교사로 살고 싶어요. 어느 섬 지방의 중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문학을 지도하면서 교사로 사는 삶도 나쁘지는 않겠죠.” 라고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