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리에 앉자. 

김정렬(본지논설위원)

   「초대를 받거든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너에게 와서 , ‘여보게 ,더 앞자리로 올라앉게.’할 것이다. 

그때에 너는 함께 앉아 있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영광스럽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자는 높아질 것이다. (성경말씀)」

    대통령 탄핵이후 정치권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시끄럽다. 

   민의에 의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였는데도 여야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국민들을 편 가르기 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삿대질과 고성이 난무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를 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과 정부요인 그리고 방청객이 참석한 국회개원식에서 한쪽 국회의원들은 한복을 입고 행복해하고, 다른 한 쪽은 검은 양복에 근조리본을 달고 침울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방청석에는 의회민주주의를 배우러온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이 모습에서 무엇을 배우고 느꼈을까. 또, 영상을 통해 이를 지켜본 외국인들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평가할까. 

   설상가상으로 본회의장에서는 무제한 토론도 한다. 

   그러나 자리를 지키는 의원은 소수에 불과 하다. 발언을 하는 사람은 긴 시간동안 말을 한다. 때로는 10시간을 넘기도 한다. 세계기네스북에라도 올릴 기세이다.  

   이 역시 설득력은 부족하고 내 탓도 없고 남의 탓만 하고 있다. 법을 만드는 사람(lawmaker)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법을 업신여기는 사람(lawbreaker)의 모습만 보인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선출직들은 유권자가 뽑은 머슴일 뿐이다. 머슴이 주인의 눈치는 보지 않고  하늘만 처다 보고 있으니…….

   좋은 나라가 되려면 좋은 지도자가 많이 나와야한다. 

   또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국민들로 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한다. 이를 위해 지도자들은 실력과 설득력 그리고 자제력을 길러야한다.  

   항상 경청하고 민의를 수렴하고 성찰하며 상대방을 포용하려는 너그러움이 있어야한다. 우물 안 개구리는 되지 말아야한다. 

   자기철학과 자기주장만 내세우면 절반미만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철학과 주장을 받아들이면 절반이상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지말아야한다. 

   선거라는 제도로 지도자를 선출하는 방식에서는 후보자 모두 승자가 될 수는 없다. 승자와 패자로 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도를 나무라고 남의 탓만 하면 승자는 없고 패자만 남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모두가 승자가 되는 길을 찾아야한다. 

   그중 하나가 선거결과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패배를 인정하는 것도 승자의 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패배의 원인을 복기해보고 비판과 협조를 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한다. 

   승자도 겸손한 마음으로 패자를 존중하고 패자의 의견을 경청하며 머슴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야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자는 높아진다는 진리를 잊지말아야한다. 

   이를 위해 ‘초대를 받으면  끝자리에 않으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충고를 잊지말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