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석 / 송도3동 주민자치회장(전1~2기)

최근 인천 곳곳에서 주민자치회 비위 사례가 잇따르며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민자치는 지역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중요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개인의 이해관계와 권한 남용이 개입되며 본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제는 주민자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

동구에서는 한 주민자치회장이 성추문 논란으로 해촉되는 일이 있었다.

연수구 A동에서는 위원장 B씨가 교통사고 관련 사건 의뢰를 두고 특정인을 압박하다가 본인까지 해촉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또 다른 동에서는 회장이 당원 가입 신청을 많이 받았다는 이유로 내부 민원이 제기되는 등 주민자치가 정치적 오해의 대상이 되는 사례도 나온다.

중구 B동에서는 예산 문제를 지적한 위원이 부당하게 해촉돼 소송에 이르고 있다.

서구에서는 일부 위원이 지방보조금을 유용해 떡을 사먹은 사실이 드러나 주민들의 실망을 샀다.

어떤 회장은 자신이 동장급 공무원인 것처럼 권한을 행사하고, 일부 위원은 행정복지센터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기본적인 공공 예절조차 지키지 않는 모습도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일부 개인의 일탈을 넘어, 주민자치 운영 구조 자체의 허술함을 드러내는 문제점으로 드러난 만큼 이제는 선출 과정 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회장/부회장/감사 등 핵심 직책은 선출관리위원회 구성 - 후보 공개 - 경력 검증 - 주민자치회 투표라는 투명한 절차가 정착되어야 한다.

특히 주요 직책 후보자에게는 정확한 이력 공개와 범죄경력 조회, 이해충돌 여부 확인이 의무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거나 부적절한 언행을 반복하는 임원에 대해서는 불신임 의결을 가능하게 하는 조례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

교육/윤리 의무화는 주민자치의 기본으로 주민자치는 주민의 대표성을 갖는 자리이며, 그만큼 책임도 무겁다.

따라서 모든 임원과 위원은 주민자치 기본 교육을 반드시 이수하고 *예산 집행 윤리 *공공기관 대응 *성인지 감수성 *폭언/갑질 금지 등 실천 중심 교육을 정례화해야 한다.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실제 운영에 반영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예산/회의 공개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 일부 동에서는 회의록을 올리지 않거나 예산 내역을 축약해 공개하는 등 주민 접근성이 떨어진다.

주민자치회는 예산 사용 내역, 회의록, 사업 결과 보고서를 홈페이지 등에 상시 공개하여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감사는 내부 인맥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부 전문가를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감사 기능이 바로서야 조직은 원칙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방형 위원 모집으로 주민 참여 폭을 넓혀야 일부 동에서는 위원 선정 과정이 내부 중심으로 운영되며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주민자치의 본질은 열린 참여로서 위원은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고, 지역사회 각계 각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

실제로 송도3동 주민자치회는 50명 모집에 구성 초기 연수구 14개 동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지원했다.

경찰서장, 벤처기업 대표, 시민단체장, 교수, 학교장, 아파트 회장 등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풍부한 의견과 실행력이 뒷받침 됐다.

이는 주민자치가 제대로 운영될 때 나타나는 긍정적 모델이다.

주민자치의 목적은 단 하나, 주민의 삶을 더 낫게 하는 것 주민자치회는 주민복리증진을 위해 존재한다.

권력 행사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다.

주민자치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투명한 운영, 책임 있는 회장단, 열린 참여, 철저한 윤리 기준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인천 주민자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고, 건강한 구조는 더욱 강화하여 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자치 기반을 만들 때다.

송도와 인천 전역의 주민자치가 본래의 정신을 회복해, 지역 공동체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