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초강수 ‘대출규제’ 카드 꺼내 들어

장기적 정비사업 활성화 공급대책 필요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결국 초강수 대출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즉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처방에도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향후 규제지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대출을 막거나 규제지역을 확대하는 방안은 모두 단기적인 수요 억제 효과에 불과하기에 새 정부에서 하루빨리 공급확대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금융위원회는 지난 27일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주담대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한 것은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이 강남을 넘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비강남권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폭등세가 이어지면서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3일 기준)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43% 오르며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성동구와 마포구는 한 주간 각각 0.99%, 0.98% 올랐다. 이는 2013년 1월 한국부동산원이 주간아파트 가격 통계 공표를 시작한 후 역대 최대의 상승폭이다.

이에 정부는 주담대 최대한도 6억원 제한 생애 최초 LTV(주택담보대출비율) 80%→70%로 축소, 주담대 대출만기 30년 제한, 수도권 다주택자 주담대 전면 금지 등 전례 없는 수준의 대출규제를 내놨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인 집값 안정화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내 놓고 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L 연구위원은 “규제강화가 이뤄지면 거래수요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서기도 하기에 당장의 효과는 일부 보이겠지만 장기적인 정책효과를 기대하기엔 충분치 않다.”며 “규제보다는 물가안정 등 경제전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을 추가로 지정하는 대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대상지역이 확대되면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세?중과 등 세금 규제도 종전보다 강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기존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한강벨트 일대로 확대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규제지역 확대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등 한계가 있기에 구체적인 공급 청사진을 서둘러 제시해 불안 심리를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마저 급감하며 불안 심리가 더욱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총 10만323세대가 입주할 예정으로, 이는 올해 상반기(14만537세대)보다 29% 적고, 전년 동기간인 2024년 하반기(16만3977세대) 대비 39% 감소한 물량이다.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4기 신도시 조성을 통한 주택공급을 언급한 바 있지만, 국정기획위원회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며 선을 그었다. 

신도시 조성에 최소 20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한다면 집값 안정 대책으로는 설득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에서는 향후 정부가 공급대책을 발표한다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심 내 정비사업 활성화 또는 공공의 공급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학과 K교수는 “규제강화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나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 기간 단축 등을 통해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공급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